미국 댈러스에서 같은 2.25마일 구간을 두 회사 앱으로 각각 불러봤더니 요금이 6.15달러와 13.93달러로 갈렸습니다. 싼 쪽이 테슬라, 비싼 쪽이 웨이모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테슬라가 이겼다"로 읽으면 절반만 본 겁니다. 지금 화면에 뜨는 요금은 원가가 아니라 마케팅 가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원가 쪽에서 다시 계산해봤습니다.
요금표보다 먼저 봐야 할 건 마일당 원가와 하루 가동시간입니다
1. 지금 어디까지 와 있나
규모부터 정리하면 두 회사는 아직 체급이 다릅니다.
| 구분 | 웨이모 | 테슬라 |
|---|---|---|
| 운행 차량 | 약 3,000대 | 7개 도시, 활성 차량 40여 대 |
| 유상 운행 | 주당 약 50만 건 | 확대 초기 단계 |
| 시작 시점 | 수년간 상업 운행 누적 | 2025년 오스틴 개시 |
| 센서 구성 | 라이다·레이더·카메라 | 카메라 중심 |
차량 대수는 웨이모가 70배 이상 많고, 요금은 테슬라가 절반 이하입니다. 이 조합이 성립하는 이유가 이 글의 주제입니다.
2. 마일당 원가 — 추정치가 갈리는 구간
모건스탠리 추정으로는 테슬라의 로보택시 원가가 마일당 약 0.81달러, 웨이모가 1.36~1.43달러입니다. 다른 추정에서는 웨이모를 0.60~0.80달러로 더 낮게 잡기도 합니다. 추정치 폭이 두 배 가까이 벌어진다는 것 자체가 이 산업의 현재 상태를 보여줍니다.
비용을 항목별로 쪼개면 왜 갈리는지가 보입니다.
| 비용 항목 | 성격 | 규모가 커지면 |
|---|---|---|
| 차량 감가상각 | 차량 가격 ÷ 총 주행거리 | 가동률이 오르면 급감 |
| 센서·컴퓨팅 | 라이다 유무가 결정적 | 양산으로 단가 하락 |
| 원격 관제 | 사람이 붙는 인건비 | 차 대 사람 비율이 관건 |
| 정비·청소 | 차고지 운영비 | 밀도가 높아야 내려감 |
| 보험 | 사고 이력에 연동 | 데이터가 쌓여야 하락 |
| 전력 | 가장 작은 항목 | 거의 고정 |
여기서 핵심은 대부분의 항목이 "많이 굴릴수록" 내려간다는 점입니다. 로보택시 경제학은 기술 경쟁이 아니라 가동률 경쟁에 가깝습니다.
3. 0.20달러라는 목표치를 어떻게 읽을까
테슬라는 사이버캡의 단순한 하드웨어와 무선 충전을 앞세워 규모화 이후 마일당 0.20~0.30달러를 목표로 제시합니다. 성숙기 로보택시 운영의 현실적 원가를 0.30~0.50달러로 보는 추정도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에서 자가용을 굴리는 비용이 마일당 0.7~0.8달러대, 일반 승차공유가 2달러 안팎입니다. 0.3달러가 사실이라면 "차를 소유할 이유"가 사라지는 가격대에 들어섭니다. 다만 이 숫자는 아직 목표치이지 실적이 아닙니다.
라이다를 넣느냐 빼느냐는 안전 철학이자 원가 구조의 선택입니다
4. 두 회사의 베팅은 정확히 무엇이 다른가
| 쟁점 | 웨이모의 선택 | 테슬라의 선택 |
|---|---|---|
| 센서 | 중복 센서로 안전 여유 확보 | 카메라만으로 원가 절감 |
| 지역 확장 | 정밀지도 기반, 구역 단위로 신중히 | 범용 학습 기반, 도시 수를 빠르게 |
| 차량 조달 | 외부 차량 개조 | 전용 차량 자체 생산 |
| 리스크 | 원가가 안 내려가면 확장 정체 | 사고 한 건이 규제 지연으로 직결 |
웨이모는 차량당 원가를 낮추는 문제를, 테슬라는 안전을 입증하는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각자 자기가 유리한 쪽을 먼저 확보하고 어려운 쪽을 남겨둔 구조입니다.
5. 요금이 싸다는 게 이익이 난다는 뜻은 아니다
오스틴 기준 요금은 기본 3달러에 마일당 1.4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본 원가 추정치와 나란히 놓으면 표면적으로는 마진이 남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계산에서 빠진 게 있습니다.
| 빠진 비용 | 설명 |
|---|---|
| 공차 주행 | 손님 없이 이동하는 거리도 원가는 발생합니다 |
| 개발비 회수 | 수년간 누적된 R&D는 마일당 원가에 안 들어갑니다 |
| 안전요원 | 초기 운행에는 여전히 사람이 탑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 확장 지역 손실 | 신규 도시는 수요가 붙기 전까지 적자 구간입니다 |
그래서 지금 요금이 싼 건 원가 우위의 결과라기보다 점유율을 사기 위한 지출에 가깝습니다. 승차공유 초기에 이미 한 번 본 장면입니다.
6. 국내에서는 어떻게 볼까
한국은 사정이 다릅니다. 도로 환경이 복잡하고 여객운수 규제가 촘촘해서 미국식 로보택시가 그대로 들어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국내 관심은 완성차보다 부품 쪽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라이다 채택 여부는 관련 부품사의 수요를 직접 좌우하고, 차량용 반도체와 카메라 모듈은 어느 진영이 이기든 물량이 늘어나는 구간입니다.
7. 앞으로 확인할 네 가지 숫자
| 지표 | 왜 중요한가 |
|---|---|
| 차량당 일 운행 건수 | 가동률이 원가의 절반을 결정합니다 |
| 원격 관제 인원 대 차량 비율 | 이게 1대1이면 무인이라는 말이 무색해집니다 |
| 개입 없이 주행한 거리 | 확장 속도를 규제당국이 판단하는 근거입니다 |
| 보험료 추이 | 시장이 매기는 실제 안전 점수입니다 |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로보택시는 지금 기술이 되느냐를 묻는 단계를 지나 원가가 맞느냐를 묻는 단계로 넘어왔습니다. 그리고 원가는 대당 몇 대를 굴리느냐, 하루 몇 번 태우느냐로 결정됩니다. 화면에 뜨는 요금이 아니라 그 뒤의 가동률을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 이 글은 공개된 자료와 외부 추정치를 정리한 것으로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원가 추정치는 기관마다 편차가 크며 회사가 공식 확인한 수치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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